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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르던 동물을 비행기에 태워 데리고 오는 건 많은 절차가 필요했다.
예방주사 같은 것도 두 번을 맞아야 했고 증명서는 필수였으며
정해진 크기의 이동용 캐비넷에 넣어 비행기 좌석 아래쪽에 두어야 했다.
쓰던 컴퓨터같이 큰 물건을 나의 통역을 도와주던
친구에게 넘겨주고 나머지를 이민 가방에 챙겨 배로
부모님 집에 보냈는데 어머니는 그걸 열어보고는
무슨 잡동사니를 이렇게 가지고 왔냐고 타박하셨다.
그렇게 몇 년.
이직을 하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하던 2010년
한국에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었다.
그때는 사람들이 소녀시대 초콜릿폰이나
연아의 햅틱폰. 무슨 아이스크림폰 같은 걸 쓰던 시절이었는데
어디에서나 와이파이가 터지면 부담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핸드폰은 혁명에 가까웠다.
그녀의 전화번호도 그 만남 이후
저장이 되어 메신저의 목록에 있었지만
연락은 안 하는 그런 사람에 가까웠는데
어느날 퇴근하고 목록을 정리하기 전에
말이나 한번 걸어봐야지 하던 게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아무리 사소한 인연이라도 사람을 대할 때는
예의 있게 대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느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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