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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82

10_응답하라 2010

우리는 원거리로 결혼 준비를 했다예비 신부인 그녀가 명령을 내리면나는 그것을 실행하는 로봇 같은 것이었다랄까.결혼박람회도 나 혼자 다녀왔다.모든 행사 진행자가남자 혼자 결혼 박람회에 왔다는 사실을 듣고는매우 친절(?)하게 대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결혼식을 올렸다.신혼여행을 다녀 오고 아내는 다시 원래 일하던 나라로 돌아갔다.나는 결혼했지만, 집에 가면 아내는 없는뭔가 기묘한 생활을 했었다.회사의 유부남들은 혼자 사는 유부남이라며부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그렇게 결혼하고 2년을 혼자 살았다.

시즌3 2024.04.25

9_기다림

꽃이 지고 날이 따뜻해지자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자전거와 킥보드를 가지고 마중을 나오는 부모님들이 늘어났다. 어차피 날씨가 좋고 놀이터가 소란스러워 아이가 그냥 집으로 들어가지 않을꺼라는걸 알기에 반쯤 체념한채 멋적은 웃음을지으며 부모들은 정류장에 모인다 오후 네 시만 되면 유치원 차가 서는 곳에 삼삼오오 학부모들이 자전거나 킥보드 같은 것을 들고 모이는 모습은 재미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그네를 혼자 타지도 못하던 아이가 올해는 그네에 서서 타고 킥보드에서 넘어지고 울던 아이가 지금은 쌩쌩 잘도 달린다. 작은 것 하나하나 모든 게 다 새롭고 소중한 기억들뿐이다.

시즌3 2024.04.22

8_응답하라 2010 (5편)

원거리 연애 하는 사람들을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몸이 떨어져 있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실제로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영상통화 하는것도 낯선 그런 시대 였고 우후죽순으로 영상,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어플들이 쏱아져 나오던 시절이었는데 퇴근하면 영상통화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연락하는게 우리의 일상이었다. 몇 달에 한 번 내가 비행기타고 가기도 했고, 그녀가 오기도 하고 그렇게 일년동안 연애를 했다 와이프에게 홍대에서 만나 첫 데이트를 할 때 나의 첫인상이 어땠냐고 물은적이있었는데 “집에서 제일 깨끗한 옷을 입고 나온것 같았어” -라고 말했다.

시즌3 2024.04.21

6_응답하라 2010 (3편)

전 여자 친구(와이프)의 얼굴을 제대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순간은 회사에서 일을 한창 하는 어느날이었다. 서른두 살쯤 되었을까. 메신저로 갑자기 일 때문에 공항에 도착했다고 하는 바람에 3년 만에 점심시간에 얼굴을 봤다. 그전까지는 사실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잠깐 들어왔다 가는 거라 그래서 그 짧은 시간 동안 세 번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그때 찍은 사진들은 클라우드 어딘가에 잠자고 있겠지.

시즌3 2024.04.11

5_봄의 아이들

언제부턴가 꽃이 피고 지는 게 너무 짧다고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봄이라는 계절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러다가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꽃도 금방 지겠지요. 이상기온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오늘도 아이들을 바래다주다 보니 어제는 분명 꽃봉오리였는데 밤새 피어 만개한 벚꽃들을 황홀하게 보았습니다. 확실히 나이가 들면 꽃이나 그런 것들이 점점 더 좋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번주말에는 지방에 사시는 부모님과 여수로 여행을 갑니다. 가족들과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시즌3 2024.04.06

4_응답하라 2010 (2편)

기르던 동물을 비행기에 태워 데리고 오는 건 많은 절차가 필요했다. 예방주사 같은 것도 두 번을 맞아야 했고 증명서는 필수였으며 정해진 크기의 이동용 캐비넷에 넣어 비행기 좌석 아래쪽에 두어야 했다. 쓰던 컴퓨터같이 큰 물건을 나의 통역을 도와주던 친구에게 넘겨주고 나머지를 이민 가방에 챙겨 배로 부모님 집에 보냈는데 어머니는 그걸 열어보고는 무슨 잡동사니를 이렇게 가지고 왔냐고 타박하셨다. 그렇게 몇 년. 이직을 하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하던 2010년 한국에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었다. 그때는 사람들이 소녀시대 초콜릿폰이나 연아의 햅틱폰. 무슨 아이스크림폰 같은 걸 쓰던 시절이었는데 어디에서나 와이파이가 터지면 부담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핸드폰은 혁명에 가까웠다. 그녀의 전화번호도 그 만남..

시즌3 2024.03.31

2_좋았냐?

겨울에는 딱히 갈 데가 없어 난방이 잘 되고 기저귀 갈기도 편한 백화점이나 아울렛 같은데를 가곤 한다. 최근에는 수원에 스타필드가 생겨 몇 번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아이를 잃어버리는 건 아닌지 계속 애들 꽁무니만 따라다녔다 특히 둘째는 아직 너무 작은 데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서 이리저리 사라지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하고는 한다. 아침에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다 보니 꽃이 드문드문 피어있었다. 이제 밖에서 마음껏 뛰놀게 해줘야지

시즌3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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