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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 7

19_임신해서 좋은것

아내는 항상 위가 좋지 않았다.조금이라도 과식을 하거나 소화가 안되면 잠을 못이루곤 했는데임신기간에도 항상 속이 더부룩 해서 입 덧을 하는 내내 바닥에 붙어있곤 했던 기억이 난다.아내는 그 기억이 임신기간중 가장 끔찍한 기억이라고 말했다.아이들이 자고 나서 쇼파에 앉아 와이프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남자인 나는 알 수 없는 그런것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그리고 이시간이 하루중 가장 평안하고 외롭지 않은 시간이다.

시즌3 2024.06.19

18_유축기

쓸모가 없어진 유축기를 다른동 와이프 지인에게 드리고왔다.와이프는 첫째와 둘째 모두 2년 동안 모유 수유를 했다특히 첫째 망고 모유 수유를 할 때 고생을 많이 했는데모유가 나오는 만큼 아기가 잘 먹어주어야 하거늘그렇지 않을 때면 유축기를 새벽마다 사용해야 했다.두어 번 정도 유선이 막혀서 마사지를 받곤 했는데그때의 고통을“아이 낳을 때 보다 더 아팠어”라고 표현하곤 했다.아이들이 큰 병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건아내가 새벽마다 고생해가며 열심히젖을 먹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둘째가 엄마젖에 대해 집착이 심해 좀 더 오래 먹긴했지만요즘은 젖을 빠는법도 잊어버린듯 하다.

시즌3 2024.06.18

17_애착인형

어릴 적 스누피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라이너스 라는 아이가 담요를 항상 질질 끌고 다니는데‘왜 저런 걸 끌고 다니지?’- 했었다커서 결혼하고 둘째를 낳아보니둘째가 자기만의 이불을 항상 끌고 다닌다.뭔가 안정감을 얻고 싶을 때 찾는 듯하다첫아이를 낳았을 때 아내가 망고에게 사준거위 인형은 아직도 망고가 들고 다니며침대에 누울때마다 작은 이불을 덮어주는 걸 본다.그런걸 볼 때마다 나의 애착 인형은 뭐였을까.나도 어릴 땐 뭔가 그런 물건이 있었을 텐데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어쩌면 이런 기억은 아이들이 아닌부모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기억인 것 같다.

시즌3 2024.06.17

15_그대가 잠잘때

일과가 끝나고 아이들을 내가 재우는 동안아내는 그제야 해야 할 일을 하곤 하는데가끔 재운 아이들이 끙끙대거나 아프기라도 해서 소리를 내면순간적으로 둘 다 하던 일을 멈추고 숨을 죽인 채아이들이 자는 방으로 귀를 기울이곤 한다.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이가 새벽녘에 울며뛰쳐나와 엄마 품에 안기곤 하는데 왜 울었냐고 물어보면자다 깼는데 엄마가 없어서 울었다고 말하고는거실 소파에 누워서 다시 자곤 한다.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깊이 잠들겠지.

시즌3 2024.06.17

14_증명

살면서 실업급여 라는것을 처음 받아 보았다.병원에가면 아픈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듯이실업급여를 신청하는곳은 말그대로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한쪽에선 왜 못받느냐며 싸우는 청년도 있었고서류를 준비해가지 못해 실랑이중인 할아버지도 있었다나는 직장을 오래 다녀서인지꽤 장기로 받을 수 있다고 하셨다.다녀온 느낌은 뭔가 법정에 다녀온 기분이었다분위기도 무겁고… 뭐 그랬다.건강보험과 국민연금등 여러가지를 증명하고 싸인하고나의 실업을 내내 증명하고 나왔다회사 다닐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직장인이었던 나는 온실속 화초였던것 처럼 느껴졌다.

시즌3 2024.06.17

13_나도 끼워줘

와이프는 망고와 보드게임 같은 걸 많이 한다.둘째 자몽이는 아직 어려서 보드게임 룰을 잘 모르기에첫째가 엄마와 보드게임을 하는 동안 나와 놀아야 한다.나랑은 책을 읽거나 블록 쌓기 놀이를 하거나때론 혼자 놀기도 하고 그렇다.오늘은 오전에 티끌티끌(숨바꼭질) 놀이를 했다.언젠가 넷이 부루마불 같은 걸 하면참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곤 한다.

시즌3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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