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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스물마흔다섯살 23

10_응답하라 2010

우리는 원거리로 결혼 준비를 했다예비 신부인 그녀가 명령을 내리면나는 그것을 실행하는 로봇 같은 것이었다랄까.결혼박람회도 나 혼자 다녀왔다.모든 행사 진행자가남자 혼자 결혼 박람회에 왔다는 사실을 듣고는매우 친절(?)하게 대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결혼식을 올렸다.신혼여행을 다녀 오고 아내는 다시 원래 일하던 나라로 돌아갔다.나는 결혼했지만, 집에 가면 아내는 없는뭔가 기묘한 생활을 했었다.회사의 유부남들은 혼자 사는 유부남이라며부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그렇게 결혼하고 2년을 혼자 살았다.

시즌3 2024.04.25

6_응답하라 2010 (3편)

전 여자 친구(와이프)의 얼굴을 제대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순간은 회사에서 일을 한창 하는 어느날이었다. 서른두 살쯤 되었을까. 메신저로 갑자기 일 때문에 공항에 도착했다고 하는 바람에 3년 만에 점심시간에 얼굴을 봤다. 그전까지는 사실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잠깐 들어왔다 가는 거라 그래서 그 짧은 시간 동안 세 번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그때 찍은 사진들은 클라우드 어딘가에 잠자고 있겠지.

시즌3 2024.04.11

5_봄의 아이들

언제부턴가 꽃이 피고 지는 게 너무 짧다고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봄이라는 계절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러다가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꽃도 금방 지겠지요. 이상기온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오늘도 아이들을 바래다주다 보니 어제는 분명 꽃봉오리였는데 밤새 피어 만개한 벚꽃들을 황홀하게 보았습니다. 확실히 나이가 들면 꽃이나 그런 것들이 점점 더 좋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번주말에는 지방에 사시는 부모님과 여수로 여행을 갑니다. 가족들과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시즌3 2024.04.06

4_응답하라 2010 (2편)

기르던 동물을 비행기에 태워 데리고 오는 건 많은 절차가 필요했다. 예방주사 같은 것도 두 번을 맞아야 했고 증명서는 필수였으며 정해진 크기의 이동용 캐비넷에 넣어 비행기 좌석 아래쪽에 두어야 했다. 쓰던 컴퓨터같이 큰 물건을 나의 통역을 도와주던 친구에게 넘겨주고 나머지를 이민 가방에 챙겨 배로 부모님 집에 보냈는데 어머니는 그걸 열어보고는 무슨 잡동사니를 이렇게 가지고 왔냐고 타박하셨다. 그렇게 몇 년. 이직을 하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하던 2010년 한국에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었다. 그때는 사람들이 소녀시대 초콜릿폰이나 연아의 햅틱폰. 무슨 아이스크림폰 같은 걸 쓰던 시절이었는데 어디에서나 와이파이가 터지면 부담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핸드폰은 혁명에 가까웠다. 그녀의 전화번호도 그 만남..

시즌3 2024.03.31

146_퇴사일기 3

둘째 아들은 별명이 많다 사과를 좋아해서 '애플 보이'이고 망고를 좋아해서 '망고 보이' 이다. 잘 먹고 잘 싸서 '똥쟁이' 라던가 혹은 '오줌싸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엄마 닮아 떡도 좋아해서 '떡보'라고도 부른다. 아이들이 잠자는 걸 물끄러미 바라볼 때가 있다. 하루 중에 유일하게 나의 뇌가 쉬는 시간. 아이들이 잠을 잘 때. 이놈들 언제 키워서 언제 떠날까 싶다가도 막상 그런 때가 되면 그것대로 쓸쓸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비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참 천진난만하다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

시즌2 2024.03.04

141_금사빠 자몽

아침마다 두아이를 각각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바래다 줍니다. 누나인 망고를 유치원 버스를 태워 보내고 자몽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데 평소에는 잘만 가던 아이가 선생님을 보자마자 급 울며 안들어가겠다고 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당혹스럽고 선생님도 마찬가지 일텐데 다음 스케쥴이 있는 나로서는 어린이집에 밀어넣고 잘지내기를 바라며 급히 헤어질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고 있으면 머릿속에서 아빠를 부르짖으며 울던 아이 생각이 하루종일 떠나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저녁 늦게 녀석을 데려갈때 쯤이면 아침에 언제 그랬냐는듯. 헤헤거리며 품에 안깁니다.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시즌2 2024.02.05

139_홀로육아

6년 넘게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다 보니 와이프는 친구나 직장 동료였던 사람을 만난다거나 그러지를 못했다. 두 아이가 이제 아빠와도 하루종일 있어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드는 요즘 금요일. 아내는 약속을 잡고 외출을 했다. 적어도 모유 수유를 하거나 이유식을 먹는 시기는 지났기 때문이다 사람이 서는 자리가 달라지면 보는 풍경도 달라진다고 했던가 첫 째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오후 네 시 부터 잠자는 그 순간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흘러가 버렸다. 이걸 매일매일 6년동안 했다니..

시즌2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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