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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95

14_증명

살면서 실업급여 라는것을 처음 받아 보았다.병원에가면 아픈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듯이실업급여를 신청하는곳은 말그대로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한쪽에선 왜 못받느냐며 싸우는 청년도 있었고서류를 준비해가지 못해 실랑이중인 할아버지도 있었다나는 직장을 오래 다녀서인지꽤 장기로 받을 수 있다고 하셨다.다녀온 느낌은 뭔가 법정에 다녀온 기분이었다분위기도 무겁고… 뭐 그랬다.건강보험과 국민연금등 여러가지를 증명하고 싸인하고나의 실업을 내내 증명하고 나왔다회사 다닐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직장인이었던 나는 온실속 화초였던것 처럼 느껴졌다.

시즌3 2024.06.17

13_나도 끼워줘

와이프는 망고와 보드게임 같은 걸 많이 한다.둘째 자몽이는 아직 어려서 보드게임 룰을 잘 모르기에첫째가 엄마와 보드게임을 하는 동안 나와 놀아야 한다.나랑은 책을 읽거나 블록 쌓기 놀이를 하거나때론 혼자 놀기도 하고 그렇다.오늘은 오전에 티끌티끌(숨바꼭질) 놀이를 했다.언젠가 넷이 부루마불 같은 걸 하면참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곤 한다.

시즌3 2024.06.17

10_응답하라 2010

우리는 원거리로 결혼 준비를 했다예비 신부인 그녀가 명령을 내리면나는 그것을 실행하는 로봇 같은 것이었다랄까.결혼박람회도 나 혼자 다녀왔다.모든 행사 진행자가남자 혼자 결혼 박람회에 왔다는 사실을 듣고는매우 친절(?)하게 대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결혼식을 올렸다.신혼여행을 다녀 오고 아내는 다시 원래 일하던 나라로 돌아갔다.나는 결혼했지만, 집에 가면 아내는 없는뭔가 기묘한 생활을 했었다.회사의 유부남들은 혼자 사는 유부남이라며부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그렇게 결혼하고 2년을 혼자 살았다.

시즌3 2024.04.25

9_기다림

꽃이 지고 날이 따뜻해지자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자전거와 킥보드를 가지고 마중을 나오는 부모님들이 늘어났다. 어차피 날씨가 좋고 놀이터가 소란스러워 아이가 그냥 집으로 들어가지 않을꺼라는걸 알기에 반쯤 체념한채 멋적은 웃음을지으며 부모들은 정류장에 모인다 오후 네 시만 되면 유치원 차가 서는 곳에 삼삼오오 학부모들이 자전거나 킥보드 같은 것을 들고 모이는 모습은 재미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그네를 혼자 타지도 못하던 아이가 올해는 그네에 서서 타고 킥보드에서 넘어지고 울던 아이가 지금은 쌩쌩 잘도 달린다. 작은 것 하나하나 모든 게 다 새롭고 소중한 기억들뿐이다.

시즌3 2024.04.22

8_응답하라 2010 (5편)

원거리 연애 하는 사람들을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몸이 떨어져 있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실제로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영상통화 하는것도 낯선 그런 시대 였고 우후죽순으로 영상,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어플들이 쏱아져 나오던 시절이었는데 퇴근하면 영상통화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연락하는게 우리의 일상이었다. 몇 달에 한 번 내가 비행기타고 가기도 했고, 그녀가 오기도 하고 그렇게 일년동안 연애를 했다 와이프에게 홍대에서 만나 첫 데이트를 할 때 나의 첫인상이 어땠냐고 물은적이있었는데 “집에서 제일 깨끗한 옷을 입고 나온것 같았어” -라고 말했다.

시즌3 2024.04.21

6_응답하라 2010 (3편)

전 여자 친구(와이프)의 얼굴을 제대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순간은 회사에서 일을 한창 하는 어느날이었다. 서른두 살쯤 되었을까. 메신저로 갑자기 일 때문에 공항에 도착했다고 하는 바람에 3년 만에 점심시간에 얼굴을 봤다. 그전까지는 사실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잠깐 들어왔다 가는 거라 그래서 그 짧은 시간 동안 세 번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그때 찍은 사진들은 클라우드 어딘가에 잠자고 있겠지.

시즌3 2024.04.11

5_봄의 아이들

언제부턴가 꽃이 피고 지는 게 너무 짧다고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봄이라는 계절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러다가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꽃도 금방 지겠지요. 이상기온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오늘도 아이들을 바래다주다 보니 어제는 분명 꽃봉오리였는데 밤새 피어 만개한 벚꽃들을 황홀하게 보았습니다. 확실히 나이가 들면 꽃이나 그런 것들이 점점 더 좋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번주말에는 지방에 사시는 부모님과 여수로 여행을 갑니다. 가족들과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시즌3 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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