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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_응답하라 2010 (2편)

기르던 동물을 비행기에 태워 데리고 오는 건 많은 절차가 필요했다. 예방주사 같은 것도 두 번을 맞아야 했고 증명서는 필수였으며 정해진 크기의 이동용 캐비넷에 넣어 비행기 좌석 아래쪽에 두어야 했다. 쓰던 컴퓨터같이 큰 물건을 나의 통역을 도와주던 친구에게 넘겨주고 나머지를 이민 가방에 챙겨 배로 부모님 집에 보냈는데 어머니는 그걸 열어보고는 무슨 잡동사니를 이렇게 가지고 왔냐고 타박하셨다. 그렇게 몇 년. 이직을 하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하던 2010년 한국에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었다. 그때는 사람들이 소녀시대 초콜릿폰이나 연아의 햅틱폰. 무슨 아이스크림폰 같은 걸 쓰던 시절이었는데 어디에서나 와이파이가 터지면 부담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핸드폰은 혁명에 가까웠다. 그녀의 전화번호도 그 만남..

시즌3 2024.03.31

2_좋았냐?

겨울에는 딱히 갈 데가 없어 난방이 잘 되고 기저귀 갈기도 편한 백화점이나 아울렛 같은데를 가곤 한다. 최근에는 수원에 스타필드가 생겨 몇 번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아이를 잃어버리는 건 아닌지 계속 애들 꽁무니만 따라다녔다 특히 둘째는 아직 너무 작은 데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서 이리저리 사라지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하고는 한다. 아침에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다 보니 꽃이 드문드문 피어있었다. 이제 밖에서 마음껏 뛰놀게 해줘야지

시즌3 2024.03.25

1_바람을 느끼다

조금 있으면 선거가 있어서 그런지 이곳저곳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그리고 봄이 되어 공연 현수막들도 붙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사거리에는 광고들이 많은데 그곳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뮤지컬 현수막도 붙어있다. 아이들은 장난감 가게에 가도 뭐든 하나씩 사달라고 한다. 그렇게 하나둘씩 사준 자몽의 자동차 장난감은 불어나 집안에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고 망고에게 사준 인형들은 며칠 애지중지하는 것 같아도 지금은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발길에 차이고 있다 (신기하게도 처음 사준 거위인형은 항상 자기 옆에 이불덮혀 재움..) 그래서 요즘은 꼭 사주고 싶은 그런 것 빼고는 잘 안 사주려고 하는편이다. 한도 끝도 없기에.. 그래서 저런 곳을 지나갈 때 주의를 돌리거나 빠르게 지나치곤 한다.

시즌3 2024.03.22

시즌3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해룬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시즌3은 새로운 직장을 잡기 전까지 겪었던 에피소드들로 구성하려고 합니다. 회사에 다니지 않았던 시간은 제게 값진 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들과 저녁을 같이 먹을 수 있고 아이들을 더 자주 볼 수 있었다는 게 가장 좋았었습니다. 그림도 좀 더 깔끔하게 그려보려구요 다행인지 일도 간간히 들어오고 있고. 근 몇 년 동안 한 주에 최소 두 편을 업로드를 했었는데요 요즘은 다른 그림들과 삽화도 하고 있어 더 바쁘긴 하지만 그래도 그 패턴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주말에 지방에 있는 동물원에 가족들과 다녀왔는데 벌써 꽃이 피었더라고요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빠는 스물 마흔 다섯 살 -시즌3- 프롤로그

시즌3 2024.03.18

147_퇴사일기_마지막회

항상 행복하고 즐겁고 재미있는 일만 가득할 것 같은 사람들의 이면에는 남에게는 말하지 못할 고통과 불행이 감추어져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육아하면서 자주 제 밑바닥을 보곤 하지만 그런 것까지 일일이 만화에 그리지는 않거든요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게 벌써 2년하고도 5개월이나 되었더라고요 계속 봐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지금까지 그릴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뭐든 이유가 있어야지만 계속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직장을 잃는 에피소드를 그려야 하나 고민을 좀 했었습니다. 작년에 그려놓고는 다른 일들을 하느라 바빠 못하다가 누구나 언젠가는 겪을수 있는 일이고 이것도 나의 인생의 기록인데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시즌1은 첫째 아이와의 이야기였고 시즌2는 둘째가 생기며 일어난 ..

시즌2 2024.03.07

146_퇴사일기 3

둘째 아들은 별명이 많다 사과를 좋아해서 '애플 보이'이고 망고를 좋아해서 '망고 보이' 이다. 잘 먹고 잘 싸서 '똥쟁이' 라던가 혹은 '오줌싸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엄마 닮아 떡도 좋아해서 '떡보'라고도 부른다. 아이들이 잠자는 걸 물끄러미 바라볼 때가 있다. 하루 중에 유일하게 나의 뇌가 쉬는 시간. 아이들이 잠을 잘 때. 이놈들 언제 키워서 언제 떠날까 싶다가도 막상 그런 때가 되면 그것대로 쓸쓸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비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참 천진난만하다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

시즌2 2024.03.04

145_퇴사일기 2

퇴사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프로젝트가 엎어지거나 회사의 허들을 넘지 못하거나 혹은 출시 후 이익이 좋지 못한 팀은 해체된다 그렇게 붕 떠버린 인력을 바로 내보내지 않고 모아두는 곳이 있었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개인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거나 다른 팀의 일을 도와주거나 그러다가 그 팀으로 배속이 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데려가지 않는 인력은 결국 권고사직 처리가 된다. 석 달 정도의 위로금도 주어진다.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자, 퇴사 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몇 개의 문서와 싸인. 퇴직금을 수령하는 방법. 그런 몇 가지를 정하자 반나절도 안 되어 끝나버렸다. 퇴사하는 날이 정해진 날 눈이 내렸다. 퇴근하는데, 첫째 딸에게 전화가 왔다. 딸은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올 때 아이스크림을 사 오라고..

시즌2 2024.03.04

144_퇴사일기 1

어느날 갑자기 다니던 직장을 못다니게 된다는것은 참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지요 특히 저처럼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으면 더 그렇습니다 콘티만 짜놓고 있다 작년 12월에 그려 연말에는 올릴 생각이었는데 연말엔 달력작업도 해야하고 그래서 올리질 못하고 미루고 있었네요 그려놓고 나니 서너편쯤 되었는데 처음엔 이 내용을 업로드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기왕이면 인스타에는 밝은 면만 올리고 싶었었거든요 그런데 어차피 이런 사실도 내 인생의 기록이고 누구나 겪을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만화는 언젠가 있었던 회사에서의 권고사직의 관한 기억을 그린것 입니다. 이 에피소드를 마지막으로 시즌2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bkpuroon/

시즌2 2024.03.04

143_오늘은 꼭..

저번달 부터 집구석에 켜켜히 싸여있는 나의 애장품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레트로 게임팩들. 언제 플레이 했는지 기억도 안나는 게임기들 거의 몇 십년전 게임기인 게임보이는 중학교때 용돈을 모아 구매했던 게임기였는데 (오죽하면 내 인스타 아이디도 gameboy이겠나) 망고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가는데 아이가 둘인 나로서는 둘째 아들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녀석도 방이 필요할텐데 아마 언젠가 내 방을 주게 될것이다. 그럼 저런것들이 애물단지가 되어 창고에서 곰팡이가 피겠지. 언제부터였는지 나의 수집품이 만족감 보다는 빨리 정리해야 할 것 으로 남은지 오래 되었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이렇게 많은것들이 굳이 필요한가 라는 생각도 요즘 든다 정리하고 보니 후련한 기분이다. 어서 빨리 닌텐도 스위치2가 ..

시즌2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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