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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_아빠와 통잠 자는 이유

아이가 깨지 않고 자준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몰랐었다 '통잠'이라는 단어도 아이가 생기고 나서 알았다. 조리원에서 막 나왔을 때 한 시간 반마다 깨어 울고 보채던 둘째는 이제 잘 잔다. 확실히 시간이 지날수록 육아가 '괜찮아진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요즘은 기저귀를 갈 때마다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기저귀를 가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하곤 한다. 뭐든 지나고 나면 아쉬운 법이니까. 배 위에 올려두고 자몽인가 좋아하는 자동차 동화책을 읽어주면 녀석은 어느샌가 스르르 잠이 들곤 한다. 엄마에게 안 잔다고 꾸지람을 받고 새벽에 울며 내게 와서 결국 내가 거실에서 재운 적도 있었다. 아이를 재울 수 있다는 것은 육아에서 최대의 권력이자 가장 대단한 능력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시즌2 2024.01.14

81_그의 뒷모습

둘째가 생기고 이사하면서 집과 회사가 멀어지니 정시퇴근해도 밤9시,10시 일 때가 많다. 아이들이 안방에서 엄마랑 옥신각신하다 결국 잠이 들어 그제야 슬그머니 아내를 깨워보면 아내도 피곤했는지 그냥 자버리곤 한다. 종일 일하고 그렇게 혼자 늦은 저녁을 차려 먹다 보면 ''현타' -랄까 그런 게 생길 때가 있다. 더 이상 새로운 것도 없고, 재미있던 것도 재미있지 않고. 인간관계도 왠지 멈춰버린것 같은 마흔 이후의 삶은 그냥 이렇게 돈 벌고 애들 키우다가 인생의 불이 꺼지는 거 아닐까 하는…. 그러던중 안방 문이 '달그락' 열리며 결국 잠이들지 않은 자몽이가 거실로 튀어나와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 장난감 몇 개를 뒤적인다.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려는 아이를 불렀다. '자몽아 안잤어? 아빠 좀 안아주면 안 될..

시즌2 2024.01.14

80_저녁 뭐먹지

내 소원은 망고나 자몽이 둘 중 하나를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 시켜서 나처럼 초밥이나 회를 좋아하게 만들어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같이 초밥을 먹으러 다니는 것이다. 아내는 양식, 중식, 한식 자격증을 다 딸 정도로 요리와 먹는 것에 진심인 여자였는데 일식만 관심이 없다고 따지 않았다. 나는 일식을 좋아하는데 아내는 초밥이나 회 같은 날것을 잘 먹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가끔 퇴근길에 혼자 집근처 일식집에서 초밥을 먹고 오곤 한다. 신은 아내에게 모든 것을 주고 초밥을 싫어하게 했다.

시즌2 2024.01.14

79_다함께어셈블

그러고 보니 와이프와 영화관에 언제 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이가 없을때는 매달 갔었는데. 마블 영화를 마지막으로 본 것 같은데.. 그것도 기억이 가물하다. 며칠전엔 와이프 생일이라 연차를 쓰고 아이들을 모두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낸후에 영화보고 근사한 식사를 같이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일날 애 둘 모두 연달아 감기에 걸리고 열이나는 바람에 와이프 생일에 둘이서 하루종일 육아만 했다. 아직은...계획대로 인생이 되질 않는다.

시즌2 2024.01.14

78_한 배를 타다

아이들은 자기전에 물을 좀 많이 마셨다 싶으면 이불에 실수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부모를 화나게 했을지 모를 일을 했다는걸 직감적으로 알고 울음을 터뜨린다. 사실 그렇다.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혼낼일도 아니라는걸 그래서 어제는 망고에게 비밀을 알려주었다 "괜찮아, 아빠는 초등학교 때도 이불에 쌌어" 처음에는 육아스트레스에 밤에 일어나 세탁기도 돌려야 하니 화도 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그런생각도 들지 않고 뭔가 기계처럼 일을 처리하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시즌2 2024.01.14

77_핸드폰 바꾸는 날

총각 때 먼저 결혼한 형이나 누나들을 회사에서 보면 낡아빠지고 액정도 깨진 그런 핸드폰을 여전히 들고 다니는 분들을 종종 보곤 했다. ‘나보다 직급도 높고 더 벌 텐데 휴대전화기 좀 바꾸지'….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결혼하고 아이 둘을 낳고 정신없이 살다 보니 핸드폰 같은 걸 바꾸는데 돈을 쓰는데 아깝다고 느껴진다. 정작 바꿔야지 하다가도 그냥 쓰곤 했으니까. 그 돈이면 망고 침대를 사줄수 있는데.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와이프 핸드폰을 신상으로 바꿔주었다. 한 달에 용돈 15만원씩 모아서 사준 것이었다. 아내는 좋아했다. (맨날 강화유리 깨 먹지만) 나는 최근까지 아이폰se라는 핸드폰을 사용했다. 언제부턴가 배터리가 부풀어 액정이 들리기 시작했었는데 쓰는 데 지장이 없어서 계속 썼던 것 같다. 당근..

시즌2 202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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